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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뇌교육] 21세기 인간성 회복의 학문, 뇌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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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뇌교육] 21세기 인간성 회복의 학문, 뇌교육

 

 

 

요즘의 학교 교육 체제에서는 공부 잘하는 상위 5% 아이들이 학업에 '성공'한 것으로 인정받고, 대다수에 해당하는 95% 아이들은 '실패' 판정을 받는다. 교육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도록 이끈다는 목표는 고사하고, 아이들을 낙오와 패배의 그늘로 몰아붙이는 교육 현실에 누구나 문제점을 느끼면서도 그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지식 위주 공부에 매달려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아이들은 어떤 사람으로 자라고 있을까? 그 아이들의 뇌는 어떤 상태일까? 온전한 인격을 형성하는 데 절대적인 바탕이 되는 자존감, 자긍심, 자신감을 기를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지 않은가?

부모와 교사가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아이의 성적이 아니라 아이의 뇌다. 아이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부모와 교사가 교육을 통해 할 일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마치 시장에 내놓을 상품정도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경쟁과 성공의 가치에 크게 치우쳐 있다.

교육 현장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는 부모와 교사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체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근본정신을 잊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의 근본정신은 무엇인가? 홍익인간이다. 1949년에 공포된 대한민국 교육법과 이후 1997년에 이를 대체한 교육기본법에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교육 이념을 밝혀 놓았다.

 

 


홍익인간은 단군조선의 개국 이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자는 홍익인간 정신은 단순한 통치 이념이나 지배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공동체와 개인의 삶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이다. 또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존재론적인 물음에 대한 우리 선조들이 더없이 지혜로운 답이기도 하다.

이 홍익인간 정신을 우리 사회가 까맣게 잊고 있다. 현실이 이런데 몇몇 부모나 교사의 개인적인 노력이나 일부 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려면 우리 사회가 홍익정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그 정신을 되살리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홍익정신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다른 어떤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양심이 곧 홍익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밝은 마음을 쓰는 것, 그것이 홍익이다.

개인과 사회가 홍익정신을 회복하면 교육문제뿐 아니라 종교, 이념, 계층의 양극화, 전쟁, 폭력, 기아, 환경오염 등 현재사회가 전전긍긍하는 모든 문제들의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는 문제는 홍익정신을 회복하는 방법이다. 뇌교육은 지난 30년 동안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회복'의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 특히 감각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홍익정신의 회복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에 가장 역점을 두었다.

모든 학문은 '의문'에서 출발해 차츰 그 내용을 체계화하면서 발전해간다. 뇌와 관련된 분야가 하나의 학문으로 체계화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뇌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겨우 150년 전인 데다가, 신경세포들의 집합체인 뇌의 복잡다단한 메커니즘을 밝히는 일은 그 까다로움 때문에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뇌와 관련한 가장 직접적인 학문은 신경과학이고, 신경과학은 의학, 심리학, 인공지능, 로봇공학 분야에도 매우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학, 경제학, 인문학 쪽에서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성과에 관심을 갖고 접목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뇌와의 연관성을 확대하고자 하는 분야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중대한 문제는 지금까지 뇌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밝혀진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해부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많은 사실이 밝혀졌고, 이는 뇌질환 치료 같은 의학 분야에 매우 중요하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뇌의 전체 기능에 비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은 많지만 인간 존재의 핵심인 뇌를 중심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삶의 향상을 꾀하는 학문은 지금껏 출현하지 않았다. 뇌교육이 그 시작이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문명을 창조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는 과학과 교육이다. 인류는 과학을 통해 물질문명을 발달시켰고, 교육을 통해 인간 정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했다. 그러나 이 두개의 수레바퀴가 이끌어온 인류의 현실은 꿈꾸던 모습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인류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맞았음에도 여전히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굻어죽고 전쟁과 폭력에 희생되는 사람들도 끊이지 않는다. 자본의 힘이 극대화하면서 빈부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해져 계층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종교간 분쟁도 여전하다. 게다가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때문에 지구 환경과 생태계는 나날이 파괴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오늘의 현실은 '인간성 상실의 시대'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있다. 이 말에는 모든 문제가 인간성 상실에서 비롯했다는 자성과 함께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함으로써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지 않겠냐는 해법 제안까지 담고 있다고 본다.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가장 절박한 과제라면, 결과적으로 인간성 상실을 초래한 지금까지의 방법을 그대로 써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철학,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

뇌교육은 과학과 교육을 포괄한 인간완성학으로서 '인간성 회복'이라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학문이다. 뇌교육은 말하자면 '회복'에 대한 학문이다. 양심의 회복, 홍익정신의 회복, 인간성 회복 등 이 모든 회복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뇌의 주인'이 탄생하는 것이다. 상실에서 비롯한 모든 문제의 답은 우리 뇌 속에 있다. '회복'하여 뇌의 주인이 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