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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본뜻이 담긴 '논어'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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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색을 좋아하는 것처럼 덕을 좋아하는 이를 아직 보지 못하였다.(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논어(論語)' 자한(子罕) 17장의 이 구절 호색(好色)을 "여색을 좋아하다"라고 그동안 해석해왔는데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好色은 "여색을 좋아하다"가 아닌 "보임새外觀를 좋아하다"라는 뜻이 올바른 해석이라는 것입니다.

 왜? 色이 성적(性的)인 의미를 뜻하게 된 것은 공자(孔子) 사후인 전국(戰國)시대에서야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뜻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위정편 12장의 君子不器는 "군자는 어느 한 가지 용도로만 사용되는 그릇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는 전통적인 해석은 공자의 생각보다는 넉 자의 자구에서 무언가 이치를 캐보겠다는 생각을 앞세움으로써 죽은 문리의 얼개만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은 문자 그대로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합니다^^

 

 익숙한 '논어' 풀이에 죽비를 가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이수태(李洙泰) 저 '새번역 논어' '논어의 발견'(바오출판사) 두 권이 바로 그 책입니다. 저자 이수태 씨는 1999년에 펴낸  '새번역 논어' '논어의 발견'을 이번에 새롭게 써서 개정판을 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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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철학에 심취해 있던 대학 시절, 처음 논어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존 번역서의 '논어' 해석 중 많은 부분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을 뿐더러 공자의 진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 출간되는 번역서마다 매번 잘못된 해석이 되풀이되자, ' 내가 직접 번역을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촌음을 아껴가며 수년에 걸쳐 '논어'를 우리말로 옮기고 평설서를 써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1999년에 이 책의 초판본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새번역 논어'는 무엇보다 '논어'를 바라보는 전통적인 인식과의 차이를 반영하여 종래의 해석과 다른 번역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저작입니다. 이 책의 제목에 ‘새로운’이라는 말을 붙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번역, 편집하였습니다.

 첫째, 모든 단편을 기존의 분장을 답습하지 않고 엄격한 재검토 과정을 거쳐 새롭게 분장하였습니다.

 둘째, 새로운 번역을 제시한 경우 과거의 지배적인 해석과 견해(‘종래의 해석’)를 함께 소개하여 독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셋째, 번역은 원문의 도움 없이 그 자체로 완전한 '한글 논어'가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넷째, 강설을 가급적 자제하였고, 주석은 해석에 도움이 되는 범위 내에서 전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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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발견'은 저자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논어'를 꼼꼼하고 진지하게 해석한 평설서입니다. 저자는 기존의 전통적인 해석에서 비롯된 공자의 가르침에 대한 피상적인 접근이 유교를 교조적인 체계로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피하여  공자의 인간관과 세계관을 기존의 견해와 다른 관점에서 제시함으로써 논어 해석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전통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새번역 논어'에서 제시한 새로운 번역의 근거를 철저하게 밝히고 있다는 것 또한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6편의 방대한 체계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저자는 공자의 제자론, 사상론, 논어 해석의 문제들, 공자와 그 시대, 논어의 문헌학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 제1편 제자론에서는, 공자와 제자 자공, 자로, 안연과의 대화를 통해 공자의 사유체계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자를 박제된 성인이 아니라 위대한 인간 정신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2편 사상론에서는 평범한 삶 속에서 중용의 비범함을 이루어낸 구도자로서의 공자를 일관된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두 권의 저작에서는 공자와 논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공자연표와 제자 일람, 주요국 세계世系, 지도 등 다양한 자료를 부록으로 수록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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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 해석을 뒤엎는 새로운 해석에 저자는 "물론 그 결과에 오류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종적으로 내어놓는 많은 개역은 오랜 반추의 시간과 스스로 설정한 가장 가혹한 반론을 거친 것들"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의 새로운 해석은 한대(漢代)의 공안국(孔安國)과 정현(鄭玄)에서부터 청대의 고증학자 최술(崔述)과 유보남(劉寶楠) 등 '논어'에 관한 중국의 고주(古注)와 신주(新注)는 물론, 조선 시대 박세채의 '사변록', 정약용의 '논어고금주', 일본의 오규 소라이(荻生徂徠)의 '논어징', 서양의 제임스 레게James Legge 등 근현대 학자들의 주석서까지 꼼꼼하게 훑은 치열한 지적 탐구의 소산입니다.

 

 지은이 이수태는 195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사대부고와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1981년부터 2012년까지 32년 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공직 생활하며 평생의 관심은 철학과 종교학이로 알려져 있습니다^^